2020년 10월 29일

WTO에서 추진되고 있는 투자원활화협정의 과제와 협정의 전망

WTO에서 추진되고 있는 투자원활화협정의 과제와 협정의 전망

WTO에서 추진되고 있는 투자원활화협정이 실현되기 위해 해결되어야 할 가장 큰 난제는

아직까지 이 협정에 대한 지지 의사를 보이고 있지 않는 미국과 인도의 입장이다.

중국은 2017년 하노버 G20 정상회의 당시 무역투자작업반에서 WTO 투자원활화협정의

주요 내용 요소들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고 정상회의에서 이에 대한 각국 정상들의 합의와 지지를

이끌어내려 했지만 미국과 인도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이러한 미국과 인도의 반대 입장은 아직까지 변화하지 않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미국과 인도가 제시하고 있는 표면상의 반대 이유는 완전히 상반된 성격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다자 차원의 투자협정은 투자자유화, 투자보호, 분쟁해결절차가 핵심적인 내용이 되어야 하며

투자원활화 이슈에 관한 별도의 협정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인 반면,

인도의 입장은 투자원활화협정이 도입되면 향후 투자자유화, 투자보호, 분쟁해결절차 등이

내용에 담겨지는 다자간투자협정으로 발전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과 인도는 세계투자환경의 개선 요소로서 투자원활화 이슈가 갖는 의미에 대해서는

부인하지 않고 있다.

미국은 세계의 최대 해외투자국으로서 투자원활화협정을 통해 가장 큰 이득을 기대할 수 있는 국가이며,

인도는 외국인투자가 해외투자 규모의 약 3배에 이르는 외국인투자 유치국의 포지션을 갖고 있지만

해외투자규모도 개도국에서 10위권안에 드는 국가로서 투자원활화협정의 이득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는 국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인도가 반대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은 다자간투자협정과 관련된 표면상의

이유보다는 중국과의 관계 차원에서 근본적인 이유를 찾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미국은 전략적 경쟁관계로 설정하고 있는 중국이 WTO에서 주도권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

이 협정이 특히 중국의 국가사업인 일대일로 사업과의 연계성이 의심된다는 점,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다자차원 보다는 양자차원에서의 통상전략을 추구한다는 점 등에서

이 협정에 대한 지지 입장을 취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인도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심화되고 있는

중국과의 지정학적 갈등, 역내경제동반자협정(RCEP) 협상에서 최근 인도의 이탈 움직임으로

드러나고 있는 것처럼 증폭되고 있는 중국과의 통상마찰,

중국의 등장 이후 WTO에서 개도국의 대표국 으로서의 인도의 위상 약화 등의 측면이

중국 주도의 협정을 지지하지 않는 배경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투자원활화협정 추진에 아직 지지 입장을 취하지 않고 있는 국가들의 동의를 이끌어내서

회원국들의 컨센서스를 이루지 못하면 다자협정은 실현될 수 없다.

이 경우 대안으로 고려될 수 있는 것은 복수국가협정으로서의 투자원활화협정이다.

다자간투자협정 이슈가 WTO의 협상 의제 채택에 실패한 후 복수국가협정으로서의

추진 문제가 학계를 중심으로 논의된 바 있다.

그러나 복수국가협정은 다자차원의 협정과 비교하여 의미와 효과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다.

특히 협정의 내용 수준을 중시하는 다자간투자협정과 비교하여 소프트 이슈로서 수준보다

참여에 방점을 두어야 할 투자원활화협정의 경우 복수국가협정은 그 의미가 상당히 퇴색할 수 밖에 없다.

또한 투자원활화 조치는 국가 간에 차별적으로 적용하기 어려운 성격을 갖고 있어

무임승차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크다. 또한 복수국가협정의 성격으로

WTO에서 존재하는 것보다는 개도국의 투자원활화 관련 제도와 행정역량 제고를 위한

기술적 지원에 초점을 맞추어 UNCTAD나 지역별 협력기구에서 대개도국 협력 사업으로

추진되는 것이 보다 적절할 수도 있다.

WTO의 투자원활화협정이 실현되지 못하더라도 이 이슈에 관한 다자차원의 논의 경험은

기존의 투자협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동안 다자차원의 투자협정은 성공하지 못했지만

논의 경험은 양자간투자협정에 반영되어 투자협정의 내용을 발전시키는데 기여하였다.

현재 양자간투자협정에는 투자원활화의 내용 요소로서 투명성에 관해서만

부분적으로 다루고 있지만 WTO에서의 논의 경험을 계기로 투자협정에서 투자원활화의

영역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양자간투자협정이 중심이 되고 있는 세계투자협정 체제하에서 다자차원의 투자협정은

실현 여부를 떠나 논의 자체만으로도 이미 상당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참조문헌 : 카지노사이트https://blockcluster.io/